Sulwhasoo Style

음악감독 전수경

음악 감독 전수경 음악 감독 전수경

삶에 음악을 선물하는 음악 전달자

음악은 공기가 됐다. 소수의 전유가 아닌 모두가 공유하는 시대. 다양한 미디어와 숱한 공간의 백그라운드에 당연하게 음악이 있다.내가 굳이 찾아 듣지 않아도 귓가에 음악이 흐른다. 그 덕에 아침에 눈을 떠 잠들 때까지 버거운 순간순간마다 그래도 살아서 다행이다 싶다. 전수경 음악감독은 이렇게 우리에게 실재하는 음악을 만들어낸다. 삶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예술을 삶으로, 우리 곁으로 초대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잘 산다는 건 별다를 게 없다. 36.5도, 자연에 맞춰진 인간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너무 높거나 낮아지지 않게 적당하고 편안한 온도를 맞추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인류는 온갖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냈다. 가령 음악이나 그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 유지하는 장치 말이다. 전수경 음악감독이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삶의 온도를 유지하는 데 음악만 한 게 없죠. 그렇게 세상과 소통하는 음악이 좋아요.” 전수경 음악감독은 커머셜한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면 음악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전수경 음악감독은 광고 음악, 영화 음악, 드라마 음악, 뮤지컬 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만들고 감독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음악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소개하는 일까지 전부 포함된다. 그녀는 적재적소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내고, 음악을 적재적소에 놓아둔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제곡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과 들으면 알 만한 광고 속 음악이나 드라마 영화 음악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세계적인 국가 행사에 참여한 건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평소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심의 폭을 넓힌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런 큰 행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통’이거든요. 마침 세대나 시대의 경계 없이 잘 녹아들 사람이 필요했고, 제게 기회가 왔던 것이죠.” 독립해 회사를 설립하고 얼마 되지 않아 얻은 성과였고, 이후로 그녀의 음악은 세상 속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생각하고, 행하라

키이츠서울은 그녀가 3년 전 공동설립한 음악과 콘텐츠를 아우르는 회사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눈부신 성과를 이뤘고 회사는 무럭무럭 자랐다. “일하는 순간이 좋아요. 곡을 쓰는 건 혼자 하는 작업이지만 제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죠.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것들을 두루 알아야 해요. 회사 운영도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고요. 더불어 새로운 걸 끊임없이 제안하고 만들어내야 하는데 스트레스 받기보다 즐기는 편이에요. 그리고 이건 성격인데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늦잠 자고 싶고, 하루쯤 미뤄두고 싶을 때도 있죠. 일의 특성상 생활이 틀어질 때도 있고 밤낮이 바뀔 때도 있지만, 작은 균열로 질서가 무너지지 않도록 많이 벗어나기 전에 바로잡으려고 노력해요.”

전수경 감독이 직원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얘기도 다르지 않다. 업무로 직원들이 힘들어하면 “오늘의 할 일은 오늘 끝내자. 우리 끝내고 놀자.”고 독려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나를 밟고 앞으로 나아가야지.” 전수경 음악감독은 후배가 성큼 성장하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 회사를 설립한 이후 비로소 선배의 마음을 갖게 됐다. 전수경 음악감독을 비롯해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인 키이츠서울은 그야말로 다양한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한다. 만들어진 영상에 맞는 음악을 찾는 것에서 나아가 아예 영상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는 일도 하고 있다. 얼마 전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출판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콘텐츠를 기획하고 창작물을 내는 일을 하던 사람들이라 겁 없이 시작했어요.” 그렇게 만든 책의 이름은 <여, 행하라>. 윤영미 전 아나운서가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를 담고, 전수경 감독이 그 가운데 아름다운 곳들을 음악으로 만들었다. 예순여덟 곳의 이 땅 아름다운 곳을 책에 소개하고, 그중 여섯 곳과 관련된 음악을 담은 CD를 함께 포함했다. “CD가 주는 물성이 있잖아요. 여행과 어울리는 따뜻한 느낌. 곡을 쓰면서 제가 느꼈던 느낌까지 전달하고 싶었어요.”
실천과 같은 맥락으로 그녀는 ‘속도’를 강조했다. 요즘처럼 변화무쌍한 시대에 가장 큰 경쟁력은 속도라는 것. 그녀가 직원으로 일하던 시절만 해도 티브이 광고를 할 수 있는 건 대기업뿐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우리의 작업 속도도 달라졌어요. 어떤 것이든 가능하고 뭐든 할 수 있죠.” 이 얘기를 하는 그녀의 표정이 상기됐다. 세상에 발맞춰 달리는 러너 같았다.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빈틈없이 음악을 채워주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러너.
상기된 얼굴의 전수경 감독은 또 다른 소식을 전했다. “마침 오늘 결정 났어요. 키이츠서울의 디지털 크리에이티브팀이 국내 굴지의 종합 광고대행사와 합병했는데, 그쪽에 콘텐츠 마케팅 본부장을 겸임하게 됐어요. 직함보다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과 운영에 대하여 더 큰 시각을 갖게 될 기회라 좋아요. 더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일의 고단함보다 즐거움을 먼저 생각하는 전수경 음악감독. 그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는 건 먼 미래에 현재를 빼앗기지 않는 덕분이다. “저는 늘 그랬어요. 새해에도 변함없겠죠. 하루하루 충실히, 오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